카이오 테라의 철학과 주짓수 공동체의 변화
Creonte란 무엇인가?
브라질리언 주짓수(BJJ)에서 “Creonte(크레온치)”라는 단어는 특정 팀이나 도장에서 배운 사람이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이 단어는 브라질의 한 드라마에서 유래되었으며, 변덕스럽고 불충한 배신자 캐릭터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도장을 떠난 사람을 비난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었지만, 현대 주짓수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과거 브라질리언 주짓수 문화에서 팀이나 도장은 단순한 체육관이 아니라 가족과 같은 개념으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한 도장에서 배운 사람이 다른 팀으로 이동하면 “배신자”라고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의 BJJ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이유로 도장을 옮기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카이오 테라: “Creonte는 없다”
세계적인 주짓수 챔피언이자 명문 카이오 테라 아카데미(CTA)의 창립자인 카이오 테라(Caio Terra)는 이러한 Creonte 개념을 강하게 부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 Creonte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 개념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카이오 테라는 도장에서 학생들에게 정직(honesty), 존중(respect), 충성(loyalty) 등의 무술적 가치를 가르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충성”은 특정 팀을 영원히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승과 배움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내가 충성을 가르치는 이유는 학생들이 내 도장을 절대 떠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 바람은 학생들이 내 가르침을 잊지 않고, 우리의 관계를 기억하는 것이다.”
도장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개인적인 사정, 거주지 변경,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찾기 위한 결정 등 여러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카이오 테라는 이러한 선택을 “배신”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대학에 비유한다.
“우리는 학부 과정을 한 학교에서 마치고, 대학원은 다른 곳에서 다닐 수 있다. 사람들이 ‘어느 대학을 나왔냐’고 물으면 두 곳을 다 언급하며 배움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나? 주짓수도 마찬가지다.”
카이오 테라 자신도 여러 스승에게 배웠으며, 다양한 협회를 거쳤다. 그는 자신의 여정을 설명하면서, “그렇다면 나도 Creonte인가?”라고 반문한다.
그가 거쳐온 협회만 해도 다음과 같다.
- Masters/Brasa (Comprido)
- Jiu-Jitsu Strauch
- Gracie Fighter/Elite
- Caio Terra Association (현재 운영 중)
그의 철학에 따르면, 학생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 줘야 한다.
도장을 떠나는 것이 배신일까?
카이오 테라는 주짓수 업계에서 흔히 보이는 Creonte 개념이 현대적인 BJJ 환경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명한 주짓수 협회들조차 대부분의 도장이 처음부터 그 협회 소속이 아니라, 후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렇다면 그들도 모두 Creonte인가?”
라고 되묻는다.
카이오 테라는 주짓수는 어느 한 개인, 팀, 협회보다 더 큰 존재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팀을 옮긴다고 해서 배신자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며, 함께했던 시간을 존중하고 서로의 발전을 응원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문화라고 주장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우리가 Creonte라는 시각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을 진정한 친구로 본다면 우리의 삶은 더 행복해질 것이다.”
BJJ 문화의 변화 : 자유로운 선택과 성장의 기회
주짓수가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Creonte 개념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현재는 다양한 도장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이상 금기시되지 않으며, 보다 개방적인 교육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체육관을 여러 곳에서 다니며 다양한 스타일을 익히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점점 이러한 흐름이 확대되고 있으며, 더 이상 특정 도장을 옮겼다고 해서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는 선수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주짓수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변화다. 다양한 스타일을 접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은 선수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반적인 주짓수 기술의 발전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감사함’이다
카이오 테라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배움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함께했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 된다. 도장을 떠나는 것은 배신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성장의 과정이다.
우리는 도장을 옮긴 사람을 Creonte라고 비난하는 대신,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을 인정하고, 더 좋은 길을 가기를 응원해야 한다. 주짓수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이자, 평생 배우고 성장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